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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같이 지나간 일들이 생각나는 날나의 이야기 2013. 7. 5. 06:00
주마등 같이 지나간 일들이 생각나는 날
김길순
나는 김소월 시중에 가장 행복한 시 같으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시 한편이 있다. 제목은 ‘강변 살자‘ 이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작이는 금모래 빛
뒷문밖에는 갈잎에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나물죽을 먹어도 가족이 한데 모여 살고 모두가 건강히 하루하루 살아야 행복하다.
금모래가 반짝이는 강변까지 아장아장 걷는 아가 손을 잡고 가서 거기서 손을
놓고 나 혼자 집에 돌아오는 꿈을 꾸고 꿈에서 깨어보니 아가가 싸늘히 식어 있었다.
당시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은 아픔을 격었다.
세월이 좀 지나 삼남매를 두게 되었다. 나는 직장일로 바쁘다보니 일일이 아이들을
챙길 수 없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 4살 난 막내딸이 동리에서 놀다 집을 잃어버렸다.
마냥 집찾아 울며 길을 가는데 어떤 아가씨가 울고 있는 딸을 발견하고 전화를 해준
것이다. 마침 전화 번호는 외우고 있었다. 해가 어둑어둑 저물어 가는 저녁에야 딸을
찾아 올 수 있었다.
그 때 애간장 탄 마음을 누가 알랴. 그 딸이 커서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
만약 그때 딸을 못 찾았다면 내 인생도 웃는 날 없이 살았을 것이다. 난 그래서 이산가족의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잠깐이지만 뼈속 깊이 느끼게 되었다.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그 노래를 부르니 지나간 가슴 아팠던 일이 생각나고 지금까지
즐거운 일들도 많이 보며 살게 해준 보이지 않는 신에게 오늘도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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