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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흙을 보며
    전체보기 2013. 12. 7. 06:01

     

     

     

     

     

     

     

     

     

     

      흙을 보며

                                                     김길순

     

     

    봄이면 봄노래에 핀 꽃을 보고

    여름이면 무성한 나뭇잎을 보고

    가을이면 단풍잎 배경으로 파란 하늘 보다가

    낙엽이 우수수 땅에 떨어져 내리면

    아래로 흙을 보게 된다.

     

    흙은 일꾼의 손을 부지런하게 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일용할 양식을 끊임없이 주며

    겨울에 언 나뭇가지도 받아주며

    빈 몸으로 왔다 한줌의 가루가 되어 간다 해도

    교만 한자 짓밟힌 자 고하를 막론하고 받아준다.

     

    자신이 못나고 비참하고 초라 할 때에는 흙을 본다.

                              온갖 초목을 키워내며 꽃피워내는 흙

                              겸손하고 넓게 품어주는 흙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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