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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띠를 생각하면
    나의 이야기 2014. 1. 9. 06:00

     

     

     

     

     

     

     

     

     

     

     

     

     

     

     

                 허리띠를 생각하면                                 

                                                       김길순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뜻 한 바를 이루려고 할 때이다.

     

    새로운 각오와 결의를 할 때 대부분 졸라맨다.

    늦출 때는 긴장을 풀고 여유를 가질 때 이다.

     

    밭일 많이 하시던 옛 할머니들은

    일 하시기 전 야무지게 매시고 일하신 걸로 안다.

     

    옛 시절 브래지어가 나오기 전

    아가씨들은 누군가가 볼까봐 지금보다 조금 넓은 치마 허리띠를

    가슴위에 올려 동여매었다고 들었다.

    젖가슴도 가슴이지만 그 속에 숨긴 사랑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요즘 허리띠를 사서

    제일 안 구멍에다 졸라매고

    발 빠르게 움직여 보려 하지만 얼마 안가서

    구멍이 찢어져 뒤로 물리고 만다.

     

    소녀의 꿈은 진즉 사라졌는가.

    흐릿한 기억 속에 나도 한 때는 허리가 24인지였는데

    콩당콩당 뛰는 가슴은 사라지고 허리띠를 졸라 맬수록 배는

    잘룩잘룩 옆으로 보면 숫자3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 그이는 

    별 새로운 각오 없이도

    허리띠는 매일 졸라매고 다닌다.

     

    물론 바지의 옷매무새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상 풍파에 이기려면 남자 자신도

    매일 새로운 각오를 하며 허리띠를 졸라맬지도,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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