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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옥순 씨
    전체보기 2014. 1. 15. 06:00

     

     

     

     

     

     

     

     

     

     

     

    최옥순 씨

                   김길순

     

                                                   꽃이 참 예쁘네. 

    말은 여전히 조금씩 하신다.

    일제강점기에 어렵살이 배운 한글을

    까맣게 잊은지가 오래이시다.

     

    어머니 만원을 주고 3천원 물건 값을 주면

    거스름 돈은 얼마 받아야지요.

    몰라! 하시며 

    뭐가 걱정이여

    돈만 있으면 뭐던 사올 수 있지 하신다.

     

    어느 날 우리 집에 오셔서 잠깐 나갔다 오시는데

    동 호수가 생각 않나 엘리베이터를 여러번 오르내리 실 때

    마침 며느리를 만나자 눈물을 흘리신 그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다.

     

    아들이 외출하면서 5만원을 바지춤에 넣어 드렸다.

    그 날 오후 식탁위에 검은 봉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생닭 두 마리 고등어 새조개 채소 등

    재래시장에서 5만원어치 물건을 한꺼번에 사 오신

    치매 있는 시어머니

    하긴 돈을 다 쓸줄 아신다는 그 말이 맞기도 하다.

     

    엄동설한인데도 추위가 가는지 오는지

    두둑한 옷을 입혀 드리는 건 아들 며느리 몫이다.

    복잡한 아파트가 싫다시기에

    과수원하는 작은 아들집에 계시는 93세 나의 시어머니

    구정이 돌아오니 인사를 가야 하는데

    며느리인 나를 알아 보시기나 하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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