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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정을 배풀려다가
    나의 이야기 2014. 7. 7. 19:03

     

     

     

     

     

     

     

                       온정을 배풀려다가

                                                                                                                                   김길순

     

     

    나는 며칠 전에 새로 냉장고를 드려오면서 10년 이상 쓰던 냉장고 아직은 쓸 만해서 버리자니

    아깝고 하여 청파동에서 하숙 업을 한다는 교인에게 주기로 했다.

     

    운임 비는 가지고 가는 사람이 내기로 하고 용달차 사용료 6만원 주기로 약속 하고 옮겨 가기로 하였다.

    약속시간이 되어 오자 천둥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오기 시작하였다. 운전기사님 말

    전기제품은 비를 맞으면 더 좋다기에 나는 깜작 놀라 난색을 표했다. 농담이 아니었음을 나중에야 알았다.

     

    실려 가는 냉장고에 덮개를 덮는둥 만둥하고 떠났다. 가다가 점심 먹고 가니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했다.

    그러니 냉장고는 비를 흠뻑 맞은 셈이다.

     

    다음날 걸려온 전화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집 부부가 애써 닦은 후 전기코드를 끼우니 불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서비스센터에서 기사님이 나와서 보더니 비를 맞아 고치기 어렵지만 고치려면 부품 비 15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옮기는 비용과 고치는 비용 도합 21만원이 든다고 해서 고치기는 포기했다고 했다.

     

    다시 폐품으로 버리려니 또 몇 만원이 든다는 얘기를 했다.

    나로서는 좋다고 한 일이지만 그 집에는 갑자기 당한일이라 누굴 탓하기도 서로 어려운 사이였다.

     

    나는 하도 미안해서 언젠가 만나게 되면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아는 분의 회갑연에 그 분이 온다고 해서 몇 가지 선물을 마트에서 준비해서 만났다.

     

    전하긴 했지만 선물을 받는 그 분도 괜스레 미안한 것 같고 이 다음 부터는

    다시는 이러한 일을 하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나름대로 하게 되었다.

     

    온정을 배풀려다가 돈은 돈대로 들고 마음은 미한해서 몸둘바를 모르겠고

    씁쓰럼한 기분 당해본 사람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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