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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무덤가 풀잎들을 본 기억나의 이야기 2014. 10. 17. 04:30
윤동주 시인의 무덤가 풀잎들을 본 기억
김길순
오래전 중국을 여행하며 백두산 가는 길에 용정에 있다는 윤동주 시인의 무덤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날씨는 비가왔다 개이다 하였습니다. 여름철에 조선족이 운전하는 지프에 올랐습니다.
운전기사는 안다고 하면서도 잘 모르는지 차를 갈지자로 몰면서 묘가 있는 주변까지도 가지 못했습니다.
우리일행 몇 명은 비가 내려 땅이 질벅거려 신발은 진흙투성이가 된 채 찾고 또 찾았습니다.
천지신명이 도왔는지 어둠이 내리기 직전 명패를 보고 찾게 되었습니다.
풀꽃을 무덤 앞에 바치고 묵례를 하였습니다. 그 때 문득 떠오르는 윤동주의 <별 헤는 밤>시 구절이었습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詩)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시 구절을 되뇌며 머리를 들고 보니 정말 무성한 풀이 보였습니다.
나는 그 무덤가를 떠나오면서 풀잎하나를 꺾어왔습니다.
그 때 가지고온 풀잎은 말라서 가루가 되어 사라졌지만 윤동주 시인의 무덤가 무성한 풀잎은
지금도 마음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느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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