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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달밤
김길순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가을날>이라는 시에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다”고 했다. 날마다 햇볕을 무상으로 퍼부어 주시는
창조주에 대한 경외감에서 시는 기도처럼 무한한 은총에 대한 감사함으로 표현되어 나온다.
해가 하루의 행진을 마치면 달이 뜨고 별이 뜬다. 해가 지고 달이 없는 세상이라면
암흑 같을 것이다. 사람들은 입장료도 없는 햇볕과 달밤을 마음대로 누린다.
달밤 중에도 가을달밤을 택하고 싶다. 맑은 하늘에 달빛이 더 부셔지게 밝기 때문이다.
우주라고 하는 무한대의 공간에서 지구가까이 있는 해와 달을 떠올리면 고마움이 앞선다.
해가 없는 상태에선 수력발전 화력발전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겠는가.
달밤은 노인과 서로 닮기도 했다. 정열적으로 타오르는 낮보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달밤이
좋다. 노년은 세상을 살아보았기에 급할 게 없이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오늘 문인협회에서 산정호수 나들이 갑니다. 다녀와서 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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