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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파는 아저씨
김길순
지하철 내려가기 전 에스컬레이터 앞에
자리한 노점 과일 장수 아저씨
전신도 자유롭지 못하지만 말도 어눌해서 되는 말이 없다.
그런데 웃음 나오게 하는 말이 있다.
유일하게 아가씨란 말, 아~아 ~가~ 가~ 씨 갖은 힘을 들여 하는 말이다.
그 말을 가장 즐겁게 듣고 뒤돌아 보게 하는 이는 바로 나이 많은 아주머니 들이다.
돌아보며 아가씨래! 한다. 지나는 이도 웃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웬 종일 길바닥에서 졸면서 지친 몸으로 버티며 사 가주기만을 기다린다.
사주는 이가 보이질 않는다.
한 무더기 한소쿠리 오천 원 만원 가격은 좀 비싼 편이지만
장애인의 아픔을 생각해서 사주는 이들이 가끔은 있지만 재래시장을 찾는 주부들은 알뜰시장
보기를 대부분 하기 때문에 선뜻 사과 몇 개에 만원주고 안 사가는 형편이다.
그 앞을 지나가는 날이면 오늘도 저 과일 많이 팔고 들어가야 할 텐데 하는 마음 간절 하다.
나도 가끔 사오기도 한다.
그런데 아침 지하철 타러갈 때면 어김없이 새로운 과일 무더기가 놓여져 있는 모습을 볼 때
팔리지 않을 때는 다시 반납하기로 하고 가져다 파는 모양이다.
그러나 날씨가 요즘 같기만 하면 좋을텐데 하고 염려가 앞선다.
우리나라 장애자 복지혜택이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지는 몰라도 휠체어 아니면
일어날 수도 없는 저 장애자 같은 경우 날씨가 추운 때에는 장사를 하지 않고
최소한의 생활 걱정은 없게 복지 혜택이 주어 졌으면 한다.
누구 한사람의 동정심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 관 활에서
이러한 사람의 신원을 알아보고 한 시간이라도 쉴 수 있는 생활이 되었으면 한다.
그 바람이 곧 장애자가 사회복지 혜택을 받는 길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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