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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전일환 수필가의 글을 읽고
    나의 이야기 2016. 7. 1. 00:21

     

                                                                                                                                                                            박방영 화백 그림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전일환 수필가의 글을 읽고

     

                                                                                                    김길순

     

    「일야구도하기」는 청나라 고종의 피서지인 열하(熱河)를 여행하는 도중, 칠흑 같이

    무서운 밤에 요하를 아홉 차례나 건너면서 사람의 눈과 귀로 듣는 것들이 본 대로

    듣는 대로가 모두 참이 아니라는 철학적인 깨달음에 이른 명수필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가 보고 느낀 것만이 바르고 옳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들었던

    것만 참이라고 믿고 또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나 박지원은 하룻밤에 요하를 아홉 번이나 건너면서 듣고 생각하는 것들만 참이

    아니라, 허랑(虛郞)한 것이라는 깊은 깨달음에 이른다. 박지원은 산골 집 앞에 흐르는

    금천(金川)냇물소리가 마음의 생각 따라 전혀 다른 소리로 들려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요하를 아홉 번이나 건너면서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는 걸 <일야구도하기>에서 느낄 수 있었다.

     

    세상사 풍향 따라 이리저리 시시각각 변하고 어려운데, 연암 같은 관점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는 게 얼마나 슬기로울까. 그렇게 보고 듣고 생각하며 살아가야만

    조화옹(造化翁)이 우리에게 허여(許輿)한 삶을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이 글은 전일환 수필가 ,교수님이 베이징 어언문화대학 한국어과 초빙교수로 재직할 때

    중국의 역사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그 때

    북경에서 약 100km 남쪽 난위엔에 있는 주구점동굴 박물관에서 북경원인(北京猿人)의

    유골을 관람한 뒤, ‘쓰두’의 강을 건너 강변소풍을 한 적이 있을 때

    그동안 「일야구도하기」의 ‘구도(九渡)’라는 오랜 해묵은 의문을 풀 수 있었다고 한다.

    나도 이글을 통해서 「일야구도하기」란 말의 뜻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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