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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노인<김종상>님의 수필나의 이야기 2016. 10. 14. 00:57
강노인<김종상>님의 수필
김길순
경로정을 나선 강노인은 마음이 급했습니다. 경로정에 가고 있지만 오늘은 강노인의 막내가
공군자원입대해서 휴가 나오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하필 오늘은 경로정에 위문공연오는
날이었기 때문에 꼭 참석해야만 했습니다.
아이들 몇이 떡과 과일을 갖고 와서는 춤추고 노래하고 사진 찍고 언제나 그런것이었습니다.
위문공연을 했다는 증빙자료를 만들기 위한 하나의 요식 행위 같아서 아이들은 귀엽지만 결코
달갑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경로정 아이들은 음식을 차려놓고 할아버지 할머니 많이 드세요. 하며 재롱을 떨었습니다.
이 와중에 강노인의 생각은 휴가온다는 아들이 꼭 대문을 들어서는것 같았습니다.마음이
급해진 강노인은 늦은 귀가길이 되었습니다. 버스안은 빈 자리가 없었습니다.
강 노인은 천정에 매달린 두 손에 몸의 무게가 갑자기 늘어나는것을 느꼈습니다.눈앞이
가물어질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앉아있는 젊은이를 향해 누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노약자야" 늙고 병든 사람이냐구?"
이 소리에 젊은이가 눈치를 보며 여기가 당신네 안방이요? 재수가 없으려니 별꼴을 다
보겠네" 하며 일어나 저쪽으로 갔다고 합니다.
강노인은 버스에서 내리면서 서울 하늘은 굶은 시어머니 인상이라고 했습니다. 잔뜩 화가
난 듯 찌부듯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막내 아들이 기다렸다는듯이
뛰어 나와 "단결! 아버지 아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휴가 왔음을 신고합니다." 막내는
거수경례를 붙였습니다.
그때, 아들의 방에서 젊은이들이 몰려나오며인사를 했습니다.
"아버님, 안녕하십니까?"
아들의 친구였습니다. 강 노인은 그들을 보는 순간 들고 있던 봉지를 떨어뜨렸습니다.
귤이 사방으로 굴러 갔습니다.
이유는 조금전 버스 안에서 떠들던 그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요즘 경로 우대 사상이 말로만인지 이러한 젊은이들을 보면 앞이 캄캄해 짐을 느낀다.
내남없이 자식들은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글을 읽고 갑절로 생기는 순간이다.
※ 김종상<문예사조사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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