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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화병
김길순
장식장 은색 공간
해묶은 화병에서 다가오는 추억을 만난다
찬란한 봄 햇살 위로 탐스럽게 피어오르던 모란
꿈 많던 소녀가 활짝 웃는다
아릿한 기억 속에서 죽순을 보면
기차를 타고 달리던 한나절이 떠오르고
생울타리 따라가다 보면
대나무 키대로 서 있는 뒤란
거기가 시댁이었지.
친정어머니 보고 싶어 속으로 울 때면
겨울바람 스치며 댓 이파리 우우 울었지.
화병엔 최치원의 글
등전만리심이 졸고
추적추적 겨울비 내려
문살에 비친 등잔불 아련히
먼 옛날로
돌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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