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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전복 매생이 죽을 먹으면서나의시 2019. 1. 8. 20:58
전복 매생이 죽을 먹으면서
김길순
해거름에 택배가 왔다
스티로폼을 뜯고 보니
전복과 매생이가 들어있었다.
요즘 어깨 수술한 후로
오른 손을 쓸 수 없게 되어
왼손만으로 전복요리를 할 수 없게 되었다
그이가 도와준다기에
옆에서 설명을 해주었다.
참기름을 두르고, 전복내장을 넣어
달달볶다가 불려놓은 쌀을 넣고
끓이다가 썰어놓은 전복과 매생이를 넣었다.
몇 차례 거듭 끓어내니 걸쭉한 전복 매생이죽이 되었다
진도에서 올라온 전복과 매생이에
파아란 진도 바닷물이 남실거린다.
맛있게 끓여진 전복죽을 먹으면서
옛날 어른들의 속담 같은 말씀이 떠올랐다
'열자식 효자 보다 악처가 났다는 그 말'
자녀들 모두 제자리 찾아 가고 그이가 이럴 때는
애지중지 키운 자식보다 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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