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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산한 날씨의 가을 주말이네요. 시 한편 같이 감상 하고자 올렸습니다.
저녁이 올 때
문태준
내가 들어서는 여기는
옛 석굴의 내부 같아요
나는 희미해져요
나는 사라져요
나는 풀벌레 무리 속에
나는 모래알, 잎새
나는 이제 구름, 애가. 빗방울
산 그림자가 물가의 물처럼 움직여요
나무의 한 가지 한 가지에 새들이 앉아 있어요
새들은 나뭇가지를 서로 바꿔가며 날아 앉아요
새들이 날아가도록 허공은 왼쪽을 크게 비워놓았어요
모두가
흐르는 물의 일부가 된 것처럼
서쪽 하늘로 가는 돛배처럼
-계간<시와시학>2019년 여름호
문태준
경북 김천 출생. 1994년<문예중앙>신인상으로시 등단.
시집<수런거리는 뒤란><맨발><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 곳>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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