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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캐던 날
김길순
지난 추석 지난 후에 좀 한가한 때를 타서 시댁이
살던 옛 마을을 찾았다.
세상이 온통 코로나 때문에 거리두기 하던 때이다.
삭막한 현실이어도 오래전 어머님이 가꾸시던
밭에는 주인이 바뀌었어도 고구마 하며 들깨 고추들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전 결혼 초에 시댁에 갔을 때 마침 어머님이 가꾼
고구마밭으로 동행했었다.
나는 호미질이 서툴러서 어머니가 캐시는
밭고랑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놔두고 집에 들어가 쉬어라”시며 농사일은 해 본 사람이
쉽게 하지 아무나 못하는 것이여! 오히려 아픈 허리를
아프다는 내색도 없이
꿋꿋하게 일하시던 나의 시어머니!
오늘 어머니 산소 가는 길에 그 고구마밭을 지나게 되네요.
하루에도 몇 번씩 달려가곤 하시던 그 고구마밭
이젠 저랑 만나 고구마 캐는 날은 오지 않겠지요.
“얘야 놔두고 들어 가라” 그 말씀이
푸른 창공에서 메아리쳐 돌아옵니다.
나의 시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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