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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은빛 머리결 갈대 외 한편나의시 2020. 10. 28. 00:05
은빛 머리결 갈대
김길순
소슬한 가을 바람이 불면
날카로운 잎새끼리
부딪처 상처투성이
바람 부는 대로
머리 숙여 한들 거린다.
늪에서 자라나는 갈대
질척이는 늪에서 빠져나와
달릴 수 있는 길을 갈망했으나
발을 놓아주지 않았다
시간은 젊음을 삼켜
일몰의 끝자락에 설 때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은빛 머릿결
끝내는 떠날 수 없어
월동 준비 위해 눈발 날리듯
얼굴 마구 흔들며
회색 솜털 뿌린다.
갈대
김길순
갈대는 밤새도록 갈대밭에서 울었다
바람에 사각사각 스치는 소리 들리더니
머리가 하얗게 되어
솜털 같은 은발 휘날리고 있었다.
바람과 함께 떠났다고
허리가 휘도록 온몸으로 울었다.
바람 스치는 가을밤
머리가 새하얗게 앓더니
바람같이 떠났다고
허리 꺾고 우는 모습
가을과 함께 떠난 이의 뒤에서
흰머리 날리며 처절하게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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