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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피는 계절
김길순
나는 찔레꽃을 좋아한다.
시골의 보리밭 언덕에 다소곳이 미소 짓는 꽃, 나는 그 꽃을
은근히 좋아한다. 물론 찔레꽃도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바라보아야 한다. 가까이 가면 가시를 보게 되고, 자칫
잘못하다간 찔리움을 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꽃은 저만치의 거리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은 신비롭고도 달콤한 관념의 감주를 제공한다.
관념의 감주에 취하여 실눈을 뜨고 누리는 한 모금의 희열을
위하여 예술인들은 저만치의 거리에서 관조를 시도한다.
그것은 붙들려고 할 때 사라지고 관조할 때 살아나는 칠면조의
날갯짓에 비하 고도 싶다.
찔레 꽃빛은 정열 안으로 다소곳이 때 묻지 않은 시골 여인
같으면서도, 꽃빛 정열이 안으로 간직되어 있는 것 같아서 좋다.
그러면서도 가시가 있어 매력적이다. 멋모르고 꺾으러 든다면
찔리고 돌아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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