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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랑천 산책 길에서나의 산문 2021. 8. 1. 00:02
중랑천 산책 길에서
김길순
요즘 거리두기 그리고 체육시설이 휴가 겸 문을 닫자 천변을 걷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천물이 돌돌 쉴 새 없이 흐르고 가끔 바람도 불어 갑갑하던 마음이 한결 사라진다.
친구와 다리 밑 부근을 지나자 노숙자로 보이는 젊은이가 상의도 입지 않은 채 뼈만
앙상한 채로 누워 있었다. 머리맡에는 큰 야전 가방과 그 옆에는 휴대용 가스레인지
등을 놓고 일자로 얼굴만 가리고 누워 있었다.
대체 몇 날을 굶어서일까 아니면 지병이 끝까지 온 걸까. 순간 스치고 가는 생각이었다.
잠을 깨울 수는 없었지만 마음 같아서는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오고 싶었다.
하지만 좀 섬뜩하기도 하기도 했다. 경찰도 요즘 너무 덥다 보니 천변 노숙은
지나쳐 주나 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집에 왔지만 못내 염려가 앞선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고 이유는
알 수 없어도 하연 간 딱한 젊은이의 몰골이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그곳에 들려 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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