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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죽
김길순
지난 여름내 다이어트한답시고
아침저녁 끼니를 과일로 때웠더니
속이 편하지 않고 더부룩하였다네.
궁리 끝에 흰 죽을 끓이기로 하고
흰쌀을 냄비에 달달 볶다가
퍼질 때까지 참기름치고 저으며
넘치지 않게 기다리며 끓였다네.
뽀얀 흰 죽을 사발에 담아
죽 위에 수저로 간장을 떠서
삽화를 그리듯 그렸더니
하트 모양 고명이 되었다네.
내 속에 들어간 조선간장은
답답한 속을 시원스레 휘저으며
흰 죽과 어디쯤 동행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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