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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푸닥거리1 외 한편
    나의 이야기 2021. 11. 4. 00:02

     

     

     

    푸닥거리1

                                              민용태

     

    날 때는 우리 모두 푸르렇고
    날 때는 우리 모두 조그마했고
    이제 우리 모두
    푸석푸석한 푸나무 몇 단

    마파람 휘파람 황소바람
    파란 만장 인생풍파
    부엌귀신 마당귀신 몽당귀신 다 모아놓고
    푸념서껀
    푸닥거리나 한다

    푸파 푸파 푸파 푸우 푸우 푸우우
    후여 후여 훠어이

     

    ********************************************

     

    창호지 

                                          민용태 

    우리의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것은
    이 얇다란 종이 하나
    북풍이 칼날을 휘둘러도
    우리는 이 창호지 하나를 방패로
    겨울을 난다
    구름의 포를 뜬 창호지는
    그러나 작은 바람결에도 곧잘 약하게 운다.
    실은 창호지는 눈물에 약하다
    작은 눈물바람에도 가슴이 허문다
    푸른 하늘에 연이 되고 싶었을까
    고명한 선비의 붓 끝에
    영생을 얻고 싶었을까
    창호지에는 연한 풀잎의 힘줄이 드러나 보인다.
    갈기갈기 찢기울지언정 부서지지는 않는다.
    차라리 깨어지지 않는다.
    깨어지기보다는 오히려 깃발이 되어
    펄럭이며 소리치는
    실은 대기의 사촌쯤 되는
    우리네 하얀 마음
    너와 나의 등불을 지키는 것도
    실은 이 얇다란 창호지 하나다.

    ****************************************

    민용태
    1943년 1월 1일 전남 화순 출생, 1968년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졸업, 
    1975년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 석박사 학위, 스페인 국가 문학박사 학위 대관,
     스페인 에서 강의, 1979~86년 한국외대 교수, 현재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1968년 통해 시단에 등단, 
    시집 (문학사상사), (민음사), (고려원)
    저서(고려원), (전예원), (고려원), (공저, 열음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서어서문학과 명예교수 역임    -작성 김길순-

     

     

     

    박은미 화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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