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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달 김길순
어머니,
안부조차 전하지 못하고
벌써 일년이 지났나봐요
작년 이월 새벽 창가에
초승달로 찾아오시더니
기다리시다 하현달로 오셨네요.
갓 시집간 딸에게 보내려고
배추김치 조금 담갔는데,
밤새 허리 아파 뒤척이다가
문득 창을 보니
새벽에 찾아오신 어머니!
거기, 하현달로 뜨셨네요.
엑스레이에 갈비뼈가 반이나 사라지듯
어머니는 시나브로 야위어 떠나신 달
저도 하현달과 같이 차츰 줄어들고 있네요.
창가에 하현달이 비치면
어머니 생각에 잠을 설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