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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걸이의 외로움 김길순
백화점에서
계절 따라 제일 멋진 옷을 갈아입고
고객들의 시선을 끌다가
거대한 저택 옷장에
들어왔다
나를 비워둔 채
주인님은
여러 날 외출 중이시다
사모님은 벗은 나의 모습을 보며
외로운 시간을 보내기 일쑤
나는 불안하다
어느 날 갑자기
외로움에 견디다 못해
분리수거에 던져 질 수도 있기 때문
옆에 걸린 여성 옷걸이와 운명을 같이
하는 도구로 남고 싶다
빈 옷걸이를 감싸줄 주인님
긴 여행은 끝나고
돌아 온다는 전화벨이 울려
사모님의 외로움도
나의 외로움도
시효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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