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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김길순
창밖에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본다.
앙상한 겨울나무들 사이로 눈꽃이 벚꽃잎처럼 날리는 날이다.
어린시절 고향 마을도 그려지고 젊은 시절 연심으로 가슴 앓던 날들도 그려진다.
눈이 오면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쓰기도 하지만 오늘은 올 들어 눈 같은 눈이
제대로 내리는 날이라서 그냥 있을 수 없어 외투를 입고 목적 없는 길을 걷는다.
날리는 눈은 아무리 내려도 쌓이지 않고 녹아 버린다.
뽀도독 눈 밟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이렇게 흩날리는 눈을 맞고 걸으면
엄숙한 자기 성찰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또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면 잊었던 일을 다시금 상기시켜주고 가슴을 해맑게
닦아주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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