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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꽁초의 버림
    전체보기 2010. 10. 22. 18:39

     

     

           꽁초의 버림          김길순


            연인처럼 품속에 품고 다니던 담배


             동그라미 원을 그리며


    후! 하며 속에 맺힌 한을 품어내기라도 하듯


    빠끔 빠끔 타들어가던 한 개비의 운명은


    길바닥에 내던져지고

    건물위에서 아래로 던져지고

    달리는 차창을 열고 던져지고

    모래를 파고 그 속에 묻어 버리고


    가슴에 품고 다니던 연인과도 같은 담배

    그 꽁초에 양심을 담아 던진다.


    저 유명했던 공초 오상순 시인은

    하루세끼 끼니를 거르면 걸렀지

    1분이라도 담배를 물지 않으면 큰일 나는.

    ‘꽁초’라는 별호가 더 친숙한 시인이 생각난다.


    연인을 사랑하듯 꽁초를 보내는 순간도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그러한

    아름다운 버림을 익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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