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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김길순
폐가의 깨어진 유리창으로
해 묵은 나뭇가지들이
멈춰선 시계를 기웃거린다.
쓰레기통을 뒤지던
도둑고양이들 떼로 몰려와
자기들 세상이라고
어린아이 울음을 흉내 낸다.
쥐들이 문틀을 썰어도
쥐를 잡지 않는 고양이들
감잎처럼 흩어지고
찢겨진 거미줄 사이로
햇살이 눈부셔도
깨진 유리창으로
바람만 드나드는 빈집.
빈집 김길순
폐가의 깨어진 유리창으로
해 묵은 나뭇가지들이
멈춰선 시계를 기웃거린다.
쓰레기통을 뒤지던
도둑고양이들 떼로 몰려와
자기들 세상이라고
어린아이 울음을 흉내 낸다.
쥐들이 문틀을 썰어도
쥐를 잡지 않는 고양이들
감잎처럼 흩어지고
찢겨진 거미줄 사이로
햇살이 눈부셔도
깨진 유리창으로
바람만 드나드는 빈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