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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소망
    나의 이야기 2022. 7. 3. 00:03

     

     

    소 망
                                김 순 옥

    고된 하루와 싸운 옷을
    세탁기 속에 넣어
    표백제와 함께 세탁을 한다

    서로 뒤엉켜
    흰 거품을 내며
    하루의 노독과 아픔을 토해낸다

    거칠고 혼탁한 마음을
    맑게 헹구어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오늘을
    하나, 둘
    툭툭 털어 햇살 좋은
    빨랫줄에 널면
    뽀송뽀송해지는 젖은 희망들

     

    ********************************


    -『세계일보/박미산의 마음을 여는 시』2022.06.27. -

    퇴근 후 고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몸을 씻습니다. 몽글몽글 일어나는 하얀 거품은 하루의 피곤과 아픔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줍니다. 거칠고 혼탁한 몸과 마음을 말끔하게 헹구고 나서 내 방에 앉아 하루를 되돌아봅니다. 텅 비우고 나니 내가 읽히고 내 마음의 소리까지 들립니다.

    장자는 들음(聽)을 ‘귀’(耳)로, ‘마음’(心)으로, ‘기’(氣)로, ‘비움’(虛)으로 통하는 단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비워야 보이고 비워야 들리는 법입니다. 나와 다르다고 가까운 사람에게 얼굴 붉히며 화를 내던 내가 부끄러워집니다. 내일은 오늘의 이 부끄러움을 툭툭 털어 빨랫줄에 널어야겠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도 몸과 마음은 뽀송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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