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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범수필선 먼 풍경나의 이야기 2010. 10. 28. 19:32
작품 소개
눈엽 주변 최승범
나무들의 잎눈 트는 속에 서면 무엇인가 마음부터가 경건해진다.
내 숨결도 맑아지는 것 같다.
작설 같은 새싹이 잎으로 펼쳐나감을 바라보아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렇듯 새로 나온 잎을 일러 눈엽이라고 한다.
말은 우리의 토박이말이 구수하고 정이 가지만, 눈엽만은 이 한자어에 맛이 든다.
"눈嫩"자를 보면 연약할 눈이면서 연약한 것에 그치질 않는다. 앞날의 무성함을 안고 있다. 고울 눈이면서 고운 것에만 그치질 않는다. 맑고 깨끗하여 속됨이 없는 아름다움이다.
- 젖빛 실타래를 푼 햇살 속 나무 한 그루
여린 실가지 잎눈 틈을 보았는가
살포시 입봉이 열리는 속, 눈부빔을 보았는가.
- 실가지 그 한 점을 바람도 비켜 돌고
멥새도 하늘 날며 노래를 부르는데
어느 뉘 여기 미친 손길이 없다고 이를 텐가.
뻐꾸기 소리
우는 것은 뻐꾸긴가 푸른 것은 버들숲인가
어촌 두세 집이 냇속에 날락들락
말가한 깊은 소沼에 온갖 고기 뛰노나다.-생략-
감
서리 맞아 말랑말랑한 홍시는
아주 붉어 눈이 부시구나
예쁘기도 한데, 이 붉은 용의 알은
가마귀에게 먹히지 않았구나
홍시의 빛깔을 '용의 알'에 비유하고 까마귀를 끌어들인 시는
중국 한유의 <영시> 에서도 볼수 있다. -생략-
◆ 수필 먼 풍경은 1부에서 4부까지 33편의 글을 만날 수 있다.
1 부에서 난연기 : 외 7편
2 부에서 엿장수 가위 소리 : 외 7편
3 부에서 창호지 : 외 8편
4 부에서 한글화제 : 외 6편 이 실려있다.
현대수필가100인선-74에 실린 최승범수필집을 그 중에서 뽑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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