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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통구멩이
    나의 이야기 2022. 9. 3. 00:03

     

    통구멩이
                                                                            마경덕

    광양 언니가 택배로 보내온 통구멩이
    뱃머리 닮은 둥글넓적한 대가리 거무죽죽한 몸통이 허름한 통통배를 닮았다
    학교 문턱도 못 가본 앳된 총각

    입 하나 덜자고 어린것을 고깃배에 실어 보냈다는 어미는 병으로 죽은 지 오래,
    양동이로 바닷물을 퍼 올려 갑판을 닦으며 배호를 부를 때
    장충단공원 짙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얼굴 모르는 그의 아비도 안개에 가려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걸핏 밥을 태우고반찬은 짜고말귀마저 어두워 귀싸대기 벌겋게 부어올랐다

    하늘 아래 혼자라서 젖은 장홧발에 차였다
    그래도 밥은 실컷 먹어요씩 웃던 머리통이 큰 화장火匠

    파도가 무서워 울고 멀미에 울고 엄마가 미워서 울었다는 그의 이름은
    그저 화장이었다
    손톱 밑이 까만 그 총각남해에서 붙잡혀 오늘 서울까지 왔다 

    * 화장 : 배에서 밥 짓는 일을 맡은 사람.
    사진<다음 이미지>에서 출처 - 마경덕 카페에서 -작성자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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