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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늙은 꽃 외 한 편나의 이야기 2022. 10. 27. 00:03
늙은 꽃
문정희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 다 써 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오묘하다
분별 대신
향기라니※ 출처 : 문정희 시집 <다산의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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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의 노래
문정희
너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다
그래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 싶었다**********************************
문정희 시인, 수필가
출생1947년 5월 25일, 전남 보성군소속 국립한국문학관관장
학력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원
현대문학 박사 데뷔1969년 월간문학 시 '불면'
경력2022.10.~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수상2015. 제8회 목월문학상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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