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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산문이라면 여행은 시라고나의 이야기 2022. 11. 4. 00:02
생활이 산문이라면 여행은 시라고
김길순
가을 바람 스치는 산 자락을 오르며 단풍잎 사르르 떨어지는 모습을 보았다.
그이는 걷기가 최고라고 말하면서도 나와는 좀처럼 동행 시간을 자주 갖지 못했다.
산길에 단풍잎이 흩날릴 때면 우우 하고 감탄하는 목소리가 귓전을 스친다.
한 시간쯤 오를 때 지팡이 대신 그이의 손을 잡고 오를 수 있었다.
화사한 봄꽃이 필 때는 혼자 걸어도 쓸쓸함을 몰랐는데 가을 단풍이 질 때는 동행이
참으로 좋구나 했다. 아차산 정상 바위에 앉아 오색 단풍잎 사이로 파랗게 열린
가을 하늘을 보며 올해 만추(만추)를 즐겁게 보냈다. 모처럼 가져본 축복의 하루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한다. 생활이 산문이라면 여행은 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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