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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져가야지> 산문을 읽고나의 이야기 2022. 11. 7. 00:02
<나도 가져가야지> 한국산문 정성록 글을 읽고
집안 시아버지가 네 번째 살림을 차리는 일로 집안이 늘 시끄러웠고 그 일로 남편과
싸우는 일이 많았다. 어느 날 부인은 지방법원에 가서 '이혼 서류'를 받아 온다.
퇴근하고 돌아 온 남편에게 이혼 서류를 남편의 손에 건네주었다.
화해의 편지 인줄 알고 "여보, 뭔데?"라고 말했다.
"나 이혼하기로 했어, 당신도 그 서류에 표시된 곳에 써"
서류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더니 남편 얼굴이 차츰 흙빛으로 변했다.
다 쓴 서류를 내가 받아 쥐고는 "그럼 애들하고, TV는. 냉장고는 내가 가져갈게."
남편은 예상 못한 나의 행동에 몹시 당황한 것 같았다.
집안엔 사람이 없는 듯 조용했다.
한참을 지나 안방에서 '여보'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또다시 불렀다. 할 말이 있다며 잠깐만 안방에 들어와 보란다.
살짝 문을 열며 보는 그 순간 그대로 누워있던 남편이 나를 쳐다보면서
"여보. 호적에 보니까 나도 당신 것으로 되어 있던데 나도 가져가야지." 했다.
그 말 한마디에 나는 어이없이 픽 웃고 말았다.
이혼 서류를 받고 고심한 남편 얼마나 고심했을까.
자기를 가져가야 한다는 말로 상한 내 감정을 봄눈 녹듯 녹아내리게 했던 남편
이혼할 때 가져가야 할 품목 1호는 바로 남편이라는 걸 그때 알았다.
"꼭 챙겨 가져 갈게."라며 우리 이혼은 막을 내렸다는 산문을 읽고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말이 떠올랐다.
(한국산문 특집 글 부부싸움) 11호의 정성록 글을 읽고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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