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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은 누리는 자의 것
    나의 이야기 2022. 11. 14. 00:02

    가지고 온 디지털 피아노

     

    예술은 누리는 자의 것 

                                                                   김길순

     

    나는 수십 년간 피아노 레슨을 해 왔었다.
    환갑을 몇 년 앞두기 까지 일했으나 쉬고 싶어서 접고
    피아노 한대만 가지고 아파트로 이사했다.


    아래층 윗층 소음에 걸려 즐겨 치던 곡을 치지 못하고
    가끔 일년에 한 두 번 명절 때나 가족이 모이면

    꿈에 떡 얻어먹듯 피아노를 치며 즐기는 게 고작이었다. 

     

    요 며칠 전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깨끗한 디지털 피아노를 보았다.  
    아이들이 몰려 쿵쾅쿵쾅 두들겨대고 있었다.

    경비실 아저씨가 전기코드를 꽂아둔 모양이었다.

    내가 선채로 <엘리제를 위하여>와 <소녀의 기도>를 쳐보았다.

    나는 무심코 쳤지만 소리가 크게 울려 놀이터 벤치에 앉았던
    엄마들이 박수를 보내왔다.

    버리기에는 너무도 아까웠다. 마침 그이가 외출에서 돌아오기에 
    경비아저씨와 함께 안방으로 옮겨 놓았다. 피아노는 거실에서 휴가 중.

    디지털 피아노의 장점은 소리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어 밤에 연주한다 해도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는 것이었다.
    물론 클래식 피아노와 테크닉은 다르다 할지라도

    건반을 다룰 수 있는 것만으로도 족했다.

    모찰트 변주곡을 치면서 그동안 온쉼표에 걸어 두었던 쉼표를 떼어내고
    연주하게 되었다. 예술은 누리는 자의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하루였다. 

     

                                   ****** 

     

    ※ 피아노는 해머가 현을 때리고 돌아오는 역할을 할 장치가 있고,
       디지털 피아노는 전자 악기로 피아노 소리와 비슷하지만 전자악기이다.

    홍덕기 사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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