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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 된장국 김길순
나는 풋고추가 듬성듬성 떠 있는 우리의 시래기 된장국을
좋아한다. 쌀쌀하게 추운날이면 김이 모락모락 나게 끓여
상에 올린다.
한이 많은 우리의 조상들이 시래기 된장국을 먹었듯이,
나 역시 고향을 잃은 이의 눈물 같은 시래기 된장국을
즐겨 먹는다.
어찌 보면 우리 인류는 모두가 실향민인지도 모른다.
근원적인 의미에서 보면 실향이 아닌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나의 실향의 눈물 고향의 상실의 눈물 그것은 인류가 바라는
이상세계, 낙원 상실의 눈물과도 연결된다고 본다.
고향이면 어머니가 떠오르고 어머니를 부르면 모국이 된다.
시래기된장국의 분위기, 그 아늑한 모성이 저만치에서
나를 부른다,
노스텔지어의 손을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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