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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목도리 같은 훈김나의 이야기 2023. 1. 9. 00:01
따뜻한 목도리 같은 훈김
김길순
따뜻한 털목도리 같은 친구의 얼굴이 떠오른다.
우리의 우정은 찬바람 막아주는 목도리 같은 것이라고.
포근한 날에는 접어두었다가, 바람 불면 꺼내어 두를 수
있는 목도리 같은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목도리가 되어주고도 싶다.
어릴 때 고향에서 정겹게 지냈던 친구를 떠나 멀리 이사를 온
후에도 가끔 분홍색 편지 봉투가 우편함에 꽂혀 있었지.
세월이 흐른 후 아이 엄마가 되어서도 다시 만났 지.
그런 친구가 둘 있었지. 한 친구는 지병으로
이승을 떠났지. 소한 세찬 바람이 불어와
허전함이 밀려온다.
세상을 살다 보면 목도리가 그리울 때가 있다.
고향산천이 그리울 때가 있다.
해질녘 부르시던 어머니의 목소리처럼 포근한 훈김이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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