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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감등을 켜다나의 이야기 2023. 1. 18. 00:01
감등을 켜다
김선희
감농사가 풍년이라며 지인이 보내온
둥시감 세 박스
이틀을 꼬박 앉아
헝클어진 실 뭉치 풀어 감듯
깎고 또 깎았다
베란다 빨랫줄에
한 줄 두 줄,
서른 줄
감을 매달 때 마다 공들인 마음이 환해졌다
청계사 대웅전 앞
나란히 줄 지어 매달린 연등처럼
우리 집에도 감등을 켰다
그믐날
환하게 밝힌 베란다 감등
안방 창문으로
줄지어 매달린 감 그림자가
내 몸에서도 어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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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감등을 켜다』 2022. 천년의시작
* 김선희 시인
2020년 『불교문예』 신인문학상 시집 『감 등을 켜다』
-작성자 김길순-네이버 이미지 발췌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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