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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을 김규련 에세이나의 이야기 2010. 11. 9. 16:41
김규련(1929- )의 수필집 <거룩한 본능>(초판은 강마을)은 총30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 <거룩한 본능>을 골라 읽은 느낌을 써보았다.
거룩한 본능 김규련
동해안 백암 온천에서 구슬령을 넘어 내륙으로 들어서면 산수가 빼어난 고원지대가 펼쳐진다. 여기가 고추, 담배로 이름난 Y군 수비면 이다.
어느 해봄 이 마을에 뜻밖에 황새 한 쌍이 들어왔다. 마을 사람들은 길조라고 믿고 그들은 모두 무엇인가 막연한 기대에 부풀곤 했다. 그러나 지나가는 밀렵군의 총에 맞고 선지피를 흘리며 마른 억새풀위에 쓰러졌다. 어질고 착한 마을 사람들은 온갖 정성을 다해 치료를 했다. 동리사람들은 둥우리를 만들어 보호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총소리에 놀라 도망갔던 황새가 짝을 찾아 돌아온 것이다.
사람들은 얼마간 보살피다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자연에 내 놓았는데 며칠 후 가보니 황새가 서로 목을 감고 싸늘하게 죽어있는 것이었다. 조류에도 인간처럼 본능이 착했다. 상처 입은 짝을 두고 날아가지 않고 돌보다 같이 죽게 된 것이다. 그들의 하찮은 본능이 오늘 날 인간의 종교보다 더 거룩하고 예술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라고 끝을 맺었다.
김규론 선과 정한의 모자이크 황송문
거룩한 본능은 무섭게 추워지는 산골날씨에도 쭉지 부러진 짝을 버리고 혼자 남쪽으로 갈 수 없는 황새가 슬프게도 서로 목을 감고 죽은 정경을 그렸고 <화전민의 소녀>에서는 퇴락됨이 그지없는 산골 소녀의 애틋한 정서를 나타내고 있는바, 그 그분위기와 빛깔에서도 작가의 내면세계를 옅보게 된다. 그가 관심하는 환경은 주로 산골이나 농어촌이었고, 인물들은 어머니나 소녀 혹은 황새· 물새·뻐꾸기· 기러기 등 연약한 것에었으며, 이러한 사물들의 피침성彼侵性에서 정서는 정한으로 나타나게 되고 이 정한은 강물, 여울목 등의 언어로서 모음변화 내지는 母音조화 현상을 나타낸다. 그는 언제나 프리즘의 눈으로 반짝이는 사물들을 선택하여 훌륭한 모자이크를 구성하는 재주를 타고 났다. 하나의 돌 옆에는 또 다른 빛깔의 돌을 수놓아 가는 그의 작품세계는 밤하늘의 별 떨기 같이 오순도순 찬란하게 반짝인다.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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