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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손택수
젓갈통 속 소금지옥을 건너와서도
생생하게 치뜬 두 눈
까맣게 찍어놓은 방점이다
흐물흐물 몸이 다 녹아서도
눈만은 남아
똑똑하게 남아
녹은 몸을
기억하고 있다
무시무시하다
그리움이여
지워지지 않는 눈빛이여
새우의 눈은 감길 수 없다
손택수
전남 담양 출생.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붉은빛이 여전합니까』
『어떤 슬픔은 함께 할 수 없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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