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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쐐기를 보고
김길순
4월이 꼬리를 감추어갈 무렵
연초록에서 진초록으로 녹음이 짙어졌다.
자연산 머위순이 가판대에 나와 있었다.
살짝 데쳐서 쌈 사 먹기를 즐기는 나는
빨간빛이 도는 자연산 머위에 관심이 갔다.
무심히 들쳐보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풀쐐기가 이파리를 따라 기어가고 있지 않은가.
농약을 주지 않아서 그런지 풀쐐기도 건강해 보였다.
그러나 징그러운 그 모양새에
쌈은 뒤로 미루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 쌉싸름한 맛은 아직도 입안에서 맴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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