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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봄날 옛집에 가서나의 이야기 2023. 5. 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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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옛집에 가서이상국
봄날 옛집에 갔지요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
머위 이파리만한 생을 펼쳐들고
제대하는 군인처럼 갔지요
어머니는 파 속 같은 그늘에서
아직 빨래를 개시고
야야 돈 아껴 쓰거라 하셨는데
나는 말벌처럼 윙윙거리며
술이 점점 맛있다고 했지요
반갑다고 온몸을 흔드는
나무들의 손을 잡고
젊어서는 바빠 못 오고
이제는 너무 멀어서 못 온다니까
아무리 멀어도 자기는 봄만 되면 온다고
원추리꽃이 소년처럼 웃었지요
***이상국 시인
1946년 강원 양양군 출생
1976년 심상지 시 '겨울추상화' 발표 데뮈
백석문학상. 민족예술상. 유심작품상. 강원민족예술상.
시집: 『동해별곡』 『우리는 읍으로 간다. 』 『집은 아직 따뜻하다』
『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뿔을 적시며』 외-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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