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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최태랑
매일 매일이 한 생
무거운 등짐을 지고 있는 이는
흐르는 시간이 결코 아쉽지 않다
보고 들었던 모든 고통을 잊기 위해서는
흐르는 시간은 약이다
홀가분한가
저 지그시 불그레한 얼굴
한 잔 술로는 부족해 말술을 마셨을까
귀로에 선 낙타처럼 오래오래 썰물을 바라보다
차디찬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저 모래밭 발자국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보았던 것 모두 내려놓고
모든 시간을 지우고 있다
노을 뒤에 어둑함이 주는 안식
마침내 체온을 식히며
자신의 몸을 낮춰 오늘의 닻을 내리는
거인의 한 생이 잠드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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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천년의 시작)※
최태랑
2012년 <시와 정신> 등단
인천문학상, 시작상, 김만배문학상 등 수상
시집 <도시로 간 낙타>등
산문집 <아버지열매>
2023년 7월 한국산문집 이달의 시,에 발표된 시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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