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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의 향기
김길순
모란을 볼 때마다 아름다움에 취한다. 진한 향기를 맡으면서 선덕여왕의 일화를 떠올린다.
선덕여왕은 당 태종이 보낸 모란도를 보고 향기 없는 꽃이라 일갈했다. 선덕 여왕이 어린 시절
목단(모란) 꽃 그림을 보고 저 꽃은 향기가 없는 꽃이라고 하여, 진평왕이 맡아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고 물어봤더니, 선덕여왕은 모란꽃 그림에 벌, 나비가 없는 걸로 보아 꽃에 향기가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여 목단꽃은 향이 없다고 알고 있는 분도 있는데 그건 아니다.
목단꽃의 향은 너무 진해서 가까이에서 맡으면 질식할 것 같다고 전한다. 그 향기를 멀리서 맡으면
은은한데 가까이 가면 진하게 느껴진다. 현대 도시 문명에도 가까이 다가오는 벌이 있어서 목단꽃도
수정이 되는 것 같다.
모란(목단)은 꽃자주가 대세지만 흰 꽃도 있다. 목단꽃은 꽃중의 꽃이라고들 하고 빼어난 향기도
있어서 꽃말에 목단(모란)은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꽃말도 있다. 그래서 옛날에는 병풍이나 커튼 액자에
모란꽃 수를 놓기도 했다.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 삼백 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이라는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결구가 떠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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