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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
    나의 이야기 2023. 7. 18. 00:01

     

     

    노을

                                   최태랑

    매일 매일이 한 생
    무거운 등짐을 지고 있는 이는
    흐르는 시간이 결코 아쉽지 않다

    보고 들었던 모든 고통을 잊기 위해서는
    흐르는 시간은 약이다

    홀가분한가
    저 지그시 불그레한 얼굴
    한 잔 술로는 부족해 말술을 마셨을까
    귀로에 선 낙타처럼 오래오래 썰물을 바라보다
    차디찬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저 모래밭 발자국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보았던 것 모두 내려놓고
    모든 시간을 지우고 있다

    노을 뒤에 어둑함이 주는 안식
    마침내 체온을 식히며
    자신의 몸을 낮춰 오늘의 닻을 내리는

    거인의 한 생이 잠드는 시간이다

    **************************************

    ㅡ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천년의 시작)

    ※ 

    최태랑

    2012년 <시와 정신> 등단

    인천문학상, 시작상, 김만배문학상 등 수상

    시집 <도시로 간 낙타>등

    산문집 <아버지열매>

    2023년 7월 한국산문집 이달의 시,에 발표된 시 -작성 김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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