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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명의 수필 여름밤나의 이야기 2023. 8. 26. 00:01
노천명의 여름밤
김길순 작성
앞벌 논가에서 개구리들이 소나기 소리처럼 울어대고 삼밭에서 오이 냄새가 풍겨 오는 저녁 마당 한
귀퉁이에 범산넝쿨, 엉겅퀴, 다북쑥, 이런 것들이 생짜로 들어가 한데 섞여 타는 냄새란 제법 독기가
있는 것이다. 또한 거기 다만 모깃불로만 쓰이는 이외의 값진 여름밤의 운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온 집안에 매캐한 연기가 골고루 퍼질 때쯤 되면 쑥 냄새는 한층 짙어져서 가경으로 들어간다. 마을의
여름밤은 깊어가고 아낙네들은 멍석 위에 누워서 생초 모기장도 불면증도 들어보지 못한 채 꿀 같은 단
잠이 퍼붓는다.-부분적 발췌-
※ 노천명의 <여름밤> 이었습니다. 비교적 가벼운 느낌과 부드러운 느낌을 경수필과 연수필로서 개인적
인 정서 분위기를 주관적으로 표현한 시적 수필이라 하겠습니다. 모깃불 실연기처럼 향토정서가 살아나
는 수필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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