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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에 /문태준
오이는 아주 늙고 토란잎은 매우 시들었다
산밑에서 노란 감국화가 한 무더기 해죽, 해죽 웃는다 웃음이 가시는 입가에 잔주름이 자글자글하다
꽃밭이 사그라들고 있다
들길을 걸어가며 한 팔이 뺨을 어루만지는 사이에도 다른 팔이 계속 위아래로 흔들리며 따라왔다는 걸 문득 알았다집에 와 물에 찬밥을 둘둘 말아 오물오물거리는데
눈구멍에서 눈물이 돌고 돌다
시월은 헐린 제비집 자리 같다
아, 오늘은 시월처럼 집에 아무도 없다※
문태준(1970년)김천에서 태어나서 김천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한뒤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사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미당문학상 2006년 소월문학상 2018년 목월문학상 등을 수상행다. -작성 김길순-'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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