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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 구두 뒤축에 대한 단상
    나의 이야기 2024. 3. 16. 16:01

     

    구두 뒤축에 대한 단상 

                                            복효근

    겉보기엔 멀쩡한데
    발이 빠져나간
    구두의 뒤축이 한쪽으로 심하게 닳았다

    보이지 않은 경사가 있다
    보이는 몸이 그럴진대는
    헤아릴 수도 없을 마음의 경사여

    구두 뒤축도 없는 마음의 기울기는
    무엇이 보정(補正)해주나 또
    뒷모습만 들켜주는 그 경사를 누가 보아주나

    마지막 구두를 벗었을 때
    생애의 기울기를 볼 수는 있을 것인가
    수평을 이룰 때 비로소 완성되어버릴 생이여, 비애여

    닳은 구두 뒤축 덕분에 나는 지금 멀쩡하게 보일 뿐이다




    복효근
    남원 출생. 1991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외 다수
    - 작성 김길순-



    서울 남산풍경 구글이미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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