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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는 봄 外 2편나의 이야기 2024. 3. 21. 16:01
가는 봄
이승훈
가는 봄 말이 없고 그대 또한
말이 없네
붓 가는 대로 쓰고 싶지만
아직도 내가 모자라
붓을 들고 망설이네
창밖에 뚝뚝 떨어지는 꽃잎은
피인가 잉크인가
꽃 지면 여름이다
한마디 중얼거리고 아무렇게나 쓴다.
사르비아이승훈
그대 다녀간 길이
내가 다녀간 길
하염없이 사르비아 핀다
사르비아 사이에
해아 뜨고 내가 서 있다
여기가 전생이다
사루비아핀다.사랑
이승훈비로소 웃을 수 있고 한가롭게 거리를
걸을 수 있고 비가 와도 비가 와도 비
를 맞을 수 있고 서점에 들려도 마음
이 가벼울 수 있고 책들이 한없이 맑
아지는 걸 볼 수 있게 된 건 투명한 책
들 앞에 두렵지 않게 된 건 모두 어제
네가 있는 곳으로 오라고 말했기 때문
이야 네가 있는 곳! 따뜻한 곳! 그곳
으로 오라고!
<<이승훈 시인 약력>>
*1942년 강원도 춘천 출생.(2018년 타계)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현대시 동인.
*1962년 《현대문학》에 시 '낮' 외 2편이 추천되어 등단 .
*1983년 제29회 현대문학상 수상.
*시집 『사물(事物) A』,『환상의 다리』,『당신의 초상(肖像)』,
『사물들』,『당신의 방』,『상처』,『한국명시감상』,
『아름다운 사람 그리운 시간』,『너를 본 순간』.
『인간들 사이에서』,『시집 샤갈』,『너라는 신비』.
*2013년 현대불교문학상, 2016년 만해 대상 문예부문 수상.
*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역임 -작성 김길순-'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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