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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다와 나비나의 이야기 2024. 7. 31. 13:07
바다와 나비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이 시는 1939년 <여성>지 4권4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한 마리의 흰나비가 깊고 푸른 바다를 청무우 밭으로 착각하고
내려갔다가 지쳐서 돌아 오는데, 나비의 허리에 초승달이
비치어 차게 느껴진다는 표현을 여러갈래로 상상할 수있도록
모호하게 처리하고 있다. -작성 김길순-'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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