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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사라 티스데일
유리창에 성에가 깔리고
이 저녁 세상은 몹시 차갑다.
달은 무정한데
바람은 식칼로 치는 것 같다.
신이여
집 없는 자들을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헤매 다니는 거지들을.
신이여
이 저녁 가난한 자를 불쌍히 여기소서
눈 오는 밤길을 더듬어 가는 자를.
커튼 깊이 내려
6월 날씨처럼 내 방은 따뜻하다.
하지만 어딘가 집 없는 아이와 같이
내 마음은 추위에 떨며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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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제목처럼 죽음을 예고한다. "달은 무정"하다 했고
"바람은 식칼로 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어둡고 추운 그녀의 '밤길'은 죽음을 에고한다.
릴케도 <가을날>이라는 시에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바람이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 불안 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 길을
헤맬 것입니다.."라고 썼다.
남성의 '가을날' 그러하거늘 여성의'겨울밤'은 오죽하겠는가, 이
섬세한 여류시인은 자기 방은 따뜻한데, 자기
"마음은 추위에 떨며 울고 있다."라고 썼다.
-작성 김길순(영원한 세계의 명시)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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