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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바람 몰아친 오늘 면목시장전체보기 2011. 1. 10. 04:52
매서운 바람 몰아친 오늘 면목시장
김길순
야채가게 남원상회 방풍 문을
비닐로 설치했네.
뿌옇게 주인도 채소도 그림자만 보이네.
따뜻해서 마음 놓이지만 모두가
지나 가 버리네.
얼어서 버리나 썩어서 버리나 같은 것을
배달 오토바이 한쪽에서 한나절 서있네.
찐빵 집은 김이 모락모락 문전성시 이루고
보름달 같은 찐빵 반으로 자르면
빨간 팥고물이 배고픈 시절
6,70년대가 향수로 떠오르네.
속옷가게 주렁주렁 걸어놓은 치수 작은
브래지어는 아가씨를 부르고
포근한 원단 잠옷은
추운 나에게 체온을 높여주네.
안타까운 한 노점상 철 지난
소독약과 옆에는 삼베로 만든 주머니를
팔고있네
누가 살까
매서운 찬바람이 삼베 구멍으로
숭숭 지나만 가네.
목도리 두르고 시장바구니 채워
돌아오려는 나에게
베주머니 하나 사서 가지 하고
어깨위로 살짝
바람이 그 말 전해 주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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