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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정에서 노인들의 하루전체보기 2011. 1. 8. 03:28
노인정에서 노인들의 하루
김길순
지나간 세월만큼 주름 잡힌 얼굴들
바위처럼 굳다가 겨울잠 자는
나무이고 싶은가
갈대 같은 은빛 머리에 검은 색깔로
물들이는 노인 한 분, 둘러앉아
하투놀이 하는 노인들,
종일 며느리 얼굴 안 보려고
누워 있는 노인
선전물 돌리는 아저씨한테 받은
이름 없는 한약, 휴지, 빨래비누는
집에 갈 때까지 대기해 둔다.
흐릿한 유리창 같은 노인들의 눈
방문객이 선명하질 않아
누구 딸이여, 누구 며느리여,
종일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는
어쩌면 우리의 훗날을 보는 것 같은
노인정에서 본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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