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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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봄은 고양이로다나의 이야기 2023. 4. 5. 00:01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生氣)가 뛰놀아라 ***************************************** 보들레르 시와의 연관성 프랑스의 보들레르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3편의 시에서 고양이를 관능적인 여인과 결부시켜 참신한 표현을 얻었다. 이장희는 고양이를 봄과 연결시킴으로 해서 당시 시단을 놀라게 하였다. 작가 소개 - 이장희(李章熙, 1900 ~ 1929) 시인. 본명 이장희(李樟熙). 1924년 ‘청천(靑天)의 유방(乳房)’, ‘실바람 지나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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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봄날」지표로 솟아나는 새싹은 불꽃이다.나의 이야기 2023. 4. 4. 00:01
봄날, 지표로 솟아나는 새싹은'불꽃이다. 흙 속에서 겨우내 지열로 달아오른 밀알들이 일시에 터지는 폭발 신들의 성냥개비다. - 오세영, 중에서 ※ 이 시를 보고 시인은 봄날 밀알들이 땅을 뚫고 내미는 새싹을 불꽃, 혹은 폭발, 성냥개비와 같은 것으로 비유 하고 있다. 비유를 통해 새싹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불꽃은 따뜻하므로, 폭발은 강렬함으로 , 성냥개비는 잠재된 힘으로 비유적 의미를 형성한다. 이러한 비유들은 지각 이미지만으로는 전달하기 힘든, 새싹이 지닌 강한 생명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작성 김길순- 오세영대학교수, 시인 출생1942년 5월 2일, 전남 영광군 소속서울대학교명예교수 학력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데뷔1968년 현대문학 '잠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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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하나밖에 없다 외 별국나의 이야기 2023. 4. 3. 00:01
하나밖에 없다 천양희 나무는 잘라도 나무로 있고 물은 잘라도 잘리지 않고 산은 올라가면 내려가야 하고 물은 거슬러 오르지 않습니다 길은 끝나는데서 다시 시작되고 하늘은 넓으나 공터가 아닙니다 시간이 있다고 다시 오겠습니까 밀물 썰물이 시간을 기다리겠습니까 인생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나 또한 하나밖에 없습니다 시간도 하나밖에 없습니다. **************** 천양희시인 부산 출생 : 1942년 - 1965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마음의 수수밭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된다』 『새벽에 생각하다』 외 다수 별국 공광규 가난한 어머니는 항상 멀덕국을 끓이셨다 학교에서 돌아온 나를 손님처럼 마루에 앉히시고 흰 사기그릇이 앉아 있는 밥상을 조심조심 받들고 부엌에서 나오셨다 국물 속에 떠 있던 별들 어떤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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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외 1편나의 이야기 2023. 4. 2. 00:01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나호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 이렇게 어리석은 질문이 어디 있을까? 가장이란 떠돌이 말과 뒷면에 끈끈이풀을 감춘 아름다움이라는 거짓말에 속는 청중들 한 사람은 향기가 고운 백합이라고 했고 또 한 사람은 붉음에 취해 장미라고 했고 끝자리 한 분은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했다 - 백합과 장미와 사람 사이에서 그때그때 다르다는 낮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리하여 어리석은 정답은 이러하였다 - 향기가 붉은 그때그때 다른 사람을 찾아보시길! ********************************************** 기억하리라 / 나호열 오래된 마을에 사람들은 가고 공덕비만 남았다 돌이 굳다고 그 속에 새긴 허명들이 단단하겠는가 남쪽 바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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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바람 4월을 맞이하며나의 이야기 2023. 4. 1. 00:01
목련꽃 바람 4월을 맞이하며 김길순 올핸 어느 해와는 달리 꽃샘바람이 거세지 않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목련의 우아한 멋을 듬뿍 안아볼 수 있는 4월을 맞이했다. 4월이면 목련꽃그늘 아래 앉아 조용히 봄꿈 노래에 젖을 수 있는 박목월의 가사가 생각난다. 목련꽃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여고시절 방과 후 친구들과 서울 남산길을 돌며 추억을 쌓던 시절이 생각나고. 결혼 초년에는 열심히 아이들 키우며 교육시키고 그 후에는 외국여행을 부지런히 다녀었지. 이제는 멀리 날려가는 꽃잎이 되기는 주저하게 되고 4월엔 가까운 계곡을 찾아 꽃바람 쇠이며 "하인리히 하이네"의 아름다운 시정 처럼 4월 목련이 있는 꽃그늘을 거닐며 눈부신 4월을 지내고 싶다.